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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책 리뷰

청소년 문학 '내 이름은' 망고 독후 리뷰

by 나비의 겨울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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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으로 '청소년 문학'을 검색해  보았다.
제일 많이 보이는 단어 '창비 청소년 문학상'.
출판사 '창비'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문학 공모전이란다.

내친김에 '창비 청소년 문학 BEST를 검색해서...
거의 모조리 사버렸다.

유명한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를 필두로 배미주 작가의 '싱커'
이희영 작가의 '페인트'까지.......

베트남에서 항공 택배로 받기까지 했는데......
큰 아이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할 수 없지.....내가 읽는 수밖에.........

마지막장까지 다 읽고.....
책장을 덮으며, 거울로 퉁퉁 부어버린 눈과 함께
마주쳤다.
'창피하다..'
이 나이에도 청소년 문학을 읽으며... 운다고.....?.

'추정경' 작가의 말에 잔향이 남는다.

캄보디아 여행 중에 구상했다는데....
여행 내내 수아라는 인물을 상상하며 ,
함께 하였다는......

INFP인 나로선...
'여행 내내 너무 행복했겠다.....'
싶었던....

이야기의 가장 큰 줄거리는....
모종의 사연으로 도망치듯 캄보디아에서 살아가는...
엄마 대신 가이드 노릇을 떠맡은 
'수아'라는 한국 소녀의 이야기이다.

서사와 사연이 다 밝혀지기 전까지...
그저 철없는 엄마의 캐릭터가 답답하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엄마의 마음으로
직접 보살펴 주고 싶던
'수아'라는 캐릭터

불가항력적으로 떠맡은
'여행 가이드'라는 매개를 통해,

캄보디아인인 '쩜빠'  '쏙천'  '삼콜 할배 ' 등과
내밀하게 연대해 가는 서사는..
훗날 원하는 순간에 꺼내 볼 수 있는
뭉클한 추억이 되어가고 있었다.

수아의 심리묘사 글귀에
눈과 마음이 꽂힌 것은.....
40대의 마음과 대입해 봐도...
크게 다르지 않아...
울컥했고,

 

누구든 남들이 멋대로 평가하는 저울에는 올라가고 싶지 않을 텐데.
그래서 엄마는 내 입에 필터를 달아야 한다고 말했나 보다........... 또 저울 바늘이 팔랑거린다.
.
.
.
친구가 허리를 숙이고 현실에 이마를 바짝 붙이는 동안,
쩜빠는 도도하게 현실에서 고개를 돌리고 혼자 춤을 추었을 것이다
.
.
.
'그까짓 돈'이라는 내 말속을 눈치챈 게 틀림없었다.
나한테는 적은 돈이지만 쩜빠에게는 아닐 텐데........... 또 실수다.

아... 이런 심리 묘사라니...

어른이 되었어도..
철없는 마음의 평가 저울은
여전히 작용 중이다...

수많은 실수들이 
마음 가득 쌓여 있건만.....

성숙한 10대 소녀의 마음에
정곡을 찔려 부끄럽다.


 

이런 김밥에 든 단무지 같은 할배! 

너무 오래 곁에 뒀다간 다른 재료까지 물들이는 풍기 문란형 인간.......

 

 

10대 소녀답게
통통 튀는 인물 묘사도 
너무 신선하고 재밌다.
오봉 아저씨와 택이 엄마,
줄리앙 선생님과 아그리파 선생님,
클랑 언니와 띡띡언니...까지...ㅎㅎ

이들 데리고 여행하느라..
고생했다.. 수아야.

 


주려면 곱게, 매너 있게, 흙이 아닌 사랑을 묻혀서 주라고,

뉘 집 강아지 밥 주듯 먹을 걸 던져서 되겠느냐고 따졌다.

 

수아는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고 창가에서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사탕을 던져 주는 장면을 늘 못 마땅해한다.

지나가는 여행자들의 무심함이,
현지에 살아가며 깊은 연대감을 갖고 있는 수아에게는 
굉장히 불편하고 불쾌한 행동이었을 것.

베트남 2년 차인 나도 격하게 공감했던 부분이다.

이 글귀는
수아가 버스를 세우고 가이드에게 당차고 용감하게 따지는 내용이다.

그렇지, 이게 맞는 거지.
사람이 사람에게....
정중하지 못했고,
사려 깊지 못했다.


빨리 아빠를 끌어내 줘야지. 빨리.......

그러는 동안 시야가 점점 흐릿해졌다.

 

반전 서사에... 폭풍 오열
흐흑...;;흐흑..;;

플래쉬백으로 과거 교차 장면은
머릿속에.. 영화 한 편이 그려졌다.

 

아빠는 내게, 추억은 묻혀 버리기 쉬운 거라고 말했었다.

꼭꼭 숨겨 놓고 꺼내 보다가 언젠가부턴 묻힌 자리가 어디인지 몰라서

찾지도 못하게 되는 게 추억이라고 했다.

그러니 매 순간 묻어 둔 자리를 잘 기억해야 한다고.....


 작가의 필력에 가슴이 몽글몽글, 울컥울컥.

나는 이런 말들을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만큼
성숙한 사람일까..?


나에게 이 책은 명확한 개연성과 분명한 서사에 
통통 튀는 등장인물까지,
모두 완벽했다.

청소년 문학이라 하기엔
주인공의 성숙도가 크고
서사의 정도가 깊어
오히려 어른의 문학에 가깝게 느껴졌다.

베트남에서 해외 생활을 하고 있어서
이 책에 더욱 애정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문화와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나라에 살면서
스며들게 된 생활상과 마음가짐 때문이었을까..?

아이에게 이야기 써머리라도 해줄까 싶어
읽었던 책이...
나를 성장시키고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오히려 내 아이는 때가 아닌 것 같다.

읽을 때를 기다렸다 봐야 할 것 같은 책.

'내 이름은 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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